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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 스쿠터
제목 지리산 속의 작은 스위스
작성일자 2017-05-27
조회수 173
 우선 항금 능선 게스트 하우스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내 설명을 하자면, 나는 현재 스쿠터를 타고 전국 일주 이십 일일 째이다. 스쿠터라고 해봐야 중고로 산 백만원 짜리 싸구려 오토바이 라서 최대한 많이 당겨봐야 시속 60밖에 안 나온다. 그것도 오래 유지하면 엔진이 터질 것처럼 달달 거려서 평균 속력 20km/s 로 갓길 여행을 다니고 있는 중이다.


 하루 여섯 시간 온종일 스쿠터를 타면 약 100km 가는데, 전 날 머문 구례에서 이곳까지 딱 100km였다. 19번 국도를 타고 섬진강변을 따라 지리산을 둘러서 황금 능선 게스트 하우스에 오게 되었다. 전국 일주를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매번 숙소에 도착하면 몸이 피곤으로 가득차 다른 곳을 둘러볼 여력이 없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오후 여섯시 즈음에 도착했다. 그러나 가슴은 충만한 상태였는데, 황금 능선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곳까지 한참을 스쿠터로 올라오는 탓에 지리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모두 느끼며 올라왔기 때문이다. 올라오는 내도록 경사진 도로 탓에 쉬었다가 갈 수 밖에 없었는데, 그때마다 지리산 계곡의 정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네 시간을 넘게 지리산의 구부진 길을 올라가며 마시는 시원한 공기를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숙소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이미 자연의 충만감을 한껏 느낀 나였다. 물론 느리게 올라가는 스쿠터 탓에 그런거지, 차로는 한 시간 이내에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다.


 황금 능선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자 인심 좋게 생기신 이모님이 맞아주셨다. 이모님은 게스트 하우스 방을 보여주면서, 오늘은 사람이 몇 없으니 알아서 쓰고 싶은 방에 들어가라며 웃으셨다. 짐을 풀어놓고 게스트 하우스 바로 아래에 카페 '새'에 들어가니 방금 전 이모님이 계셨다. 이모님은 손수 담그신 레몬차를 그냥 주시며 서비스라고 했다. 소탈하게 웃으며 이런 곳에 살면 따지고 재고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나. 레몬차는 달달하니 딱 좋았다.


 레몬차를 마시면서 둘러본 카페 내부가 인상적이었다. 스위스 국기와, 암소 사진이 그려진 물통, 알프스 산이 그려진 수많은 뱃지, 길게 생긴 이름 모를 악기가 카페를 꾸몄다. 이모님이 카페를 둘러보고 있는 나에게 와서 자기들 부부가 요들송을 부른다고 했다. 광주에서 라이브 카페를 하다가 한달 전에 산중으로 왔다고 하는데, 다른 게/하 사장님 처럼 귀향한 분이셨다.


 전시 되어 있는 사진 속에 멋지게 생긴 남성 분이 있었는데 이모님의 남편이었다. 오늘은 다른 곳에 라이브 무대가 있다고 해서 계시지 않았다. 며칠 전에는 스위스 사람이 와서 묵었다고 하는데, 한국의 깊은 산 속에서 스위스 국기와 스위스의 향기를 만나자 어메이징 을 수차례 외쳤다고 했다. 나중에 사람들이 많이 묵으면 부부 공연 요들송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레몬차를 다 마시고 숙소에 올라가서 샤워를 했다. 샤워 시설은 다른 곳이랑 비교해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이었고, 객실 내부의 청결도는 좋았다.  거실도 아늑하고, 안락해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데에 지장이 없어 보였다. 나는 오늘 아무곳이나 들어가서 자도 된다고 해서 일인실을 썼는데, 이층 침대가 있는 방과 비교해서 딱히 좋은 점은 없었다. 그만큼 이층 침대가 있는 이인실도 방이 괜찮았다.


 총평을 하자면 내가 다녀본 게스트 하우스 등급으로 '상', 나중에 사람들이 많아지고 북적대면 문제가 생기겠으나 아직까지는 신설이라 모든 게 좋았다. 나는 안 갔지만, 천왕봉을 올라갈 수 있는 게/하 라는 점도 나중에 사람들이 몰릴 이유로 보인다. 천왕봉을 올라가는 손님에게는 오천원만 내면 도시락을 싸준다고 하니, 그도 기대가 된다. 어쨌든 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참고만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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